자율주행 기능 선택하니 앞차와 일정 거리 유지하며 이동
지난달 1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워털루대의 자율주행차 연구소. 캐나다자동차부품산업협회·워털루대가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제작한 자율주행시범차(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키자 운전대와 액셀·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도 선도차량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 달려갔다. 선도차량이 급정거하자 자율주행차도 따라서 섰다. 이번 자율주행 체험은 워털루대의 시험트랙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내년부터 온타리오의 모든 도로에서 이런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내년부터 주 내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완화된 미국 네바다주 등에서도 시험주행용 별도 면허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온타리오의 시도는 파격으로 평가된다.

브래드 뒤귀 온타리오주정부 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주 내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100여개 기업이 내년부터 더욱 자유로운 환경에서 시험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더 많은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온타리오주에 투자를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온타리오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려면 ‘운전자가 타고 있을 것’이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미국에선 네바다 등 5개 주에서 일반도로 운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 탑승 외에 별도 시험주행 면허가 필요하다. 독일에선 뮌헨과 잉골슈타트 사이의 80㎞가량 고속도로 구간에서만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하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선 자율주행차 도로주행이 여전히 불법이다. 한국은 내년 2월 일부 도로에서 자율주행 임시운행을 허가할 예정이지만 운전자 포함 항시 2명 이상 탑승, 전용 보험 가입 등 요건이 까다롭다.

온타리오는 이미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의 산물인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혼다 등 5개 완성차업체의 공장 12개가 가동 중이다.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250만여대로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와 비슷하다.

도요타와 혼다는 온타리오 내 자율주행기술 개발업체들과 합작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GM의 온타리오 연구소는 내년 상용화 예정인 자율주행 기술 ‘슈퍼크루즈’ 개발을 주도하는 등 GM의 자율주행차 개발 핵심 거점이다.

토론토=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