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비준 잠정합의]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 피해보전 예산만 1조7000억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농어촌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편성한 예산은 이미 1조7000억원이 넘는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가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 발효에 따른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마련한 예산은 총 1조7005억원이다.

정부는 3개 FTA 비준 후 10년간 농림업 부문에 2259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거나 융자로 빌려주기로 했다. 한·중, 한·베트남 FTA로 농림업 부문에 총 2245억원의 피해가 예상돼 여기에다 지원금을 조금 더 얹어주기로 한 것이다. 2025년까지 주요 20개 밭작물 주산지에 밭공동경영체 100개를 육성하고 지난해 기준 56.3% 수준인 밭 기계화율을 85%까지 끌어올리는 등 밭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1165억원을 들인다.

수산업 피해를 보전하는 데는 10년간 총 3188억원을 투입한다. 한·중, 한·베트남 FTA로 인해 10년간 예상되는 수산업 생산 감소액은 2890억원이다. 정부는 맨손 어업 및 종묘생산 어가에 대한 정책자금 금리를 연 3%에서 연 2%로 인하해주기로 했다. 국내외 불법조업 단속 역량을 강화하고, 친환경양식 직불제를 도입하는 데도 1573억원을 쓰기로 했다.

축산업 분야에는 2016~2024년 3523억원을 지원한다. 한·뉴질랜드 FTA로 2016~2030년 예상되는 축산업 부문 생산 감소액은 3558억원이다. 정부는 한우 개량을 통해 품질이 우수한 한우를 생산하는 농가를 지원하고 국산 원유 생산 농가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2886억원을 쓰기로 했다. 한우와 국산 유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등 국산 축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데도 490억원을 투입한다.

한·중 FTA 발효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섬유·생활용품 등 ‘한·중 FTA 취약 제조업종’과 중소기업에도 8035억원을 지원한다.

정부 관계자는 “6개 국책 연구기관이 3개 FTA 발효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정교하게 분석한 것을 토대로 피해보전 예산안을 이미 충분히 마련했는데도 별도로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