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전기 사고 파는 시장 2017년 생긴다
태양광발전 시설 등을 통해 개인이나 아파트 등이 생산한 소규모 전력을 직접 되팔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 전력시장’이 2017년 개설된다. 2030년부터 제주에서 운행되는 자동차는 100% 전기차로 바뀐다.

정부는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신산업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30년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같은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총 550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한편 총 100조원 규모의 에너지 신산업 시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 50만명이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개인도 소규모 전력 판매 가능

정부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세운 이유는 2020년 이후 출범될 ‘신(新)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전 세계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모든 국가에 부과되는 것이 골자다.

한국도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공언한 상태다. 온실가스 감축이 전 세계적 이슈로 부각함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 등의 분야에서 2030년까지 총 12조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2017년부터 아파트 단지나 단독주택, 빌딩 등에 설치된 태양광·풍력 장비에서 생산된 소규모 전력을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 전력거래시장’을 신설·운영하기로 했다. 아파트 등에서 생산된 소규모 전력은 재판매하기에 양이 너무 적어 그동안 버려졌지만 2017년부터는 ‘분산자원 중개사업자’를 통해 소규모 전기도 전력시장에 되팔 수 있도록 했다.

2025년부터는 국내 신축되는 건물이 모두 ‘제로(0)에너지 빌딩’으로 건축돼야 한다. 제로에너지 빌딩이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동일한 건축물을 말한다.

◆100조원 시장 열린다

정부는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로의 진입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먼저 기존 화력발전소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적용하는 데 집중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의 효율이 5%포인트 올라가면 발전소 1기당 약 85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석탄발전 성능 개선 사업분야는 2020년까지 약 8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기술도 개발해 2030년까지 국내에서 4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1700억원 규모의 신시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CCS 기술이란 발전소, 산업체 등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육·해상 지하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주입한 이산화탄소는 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다른 유용한 물질로 변환시킨다.

정부는 또 2030년까지 국내에 총 1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기로 했다. 우선 2030년까지 제주에서 운행되는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운행 거리를 늘리고, 2020년까지 급속 충전기 총 1400기를 전국에 확충한다.

이 같은 에너지 신산업 확산 용도로 정부는 총 1조289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민간 기업 역시 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2020년까지 총 19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 에너지 프로슈머

energy prosumer. 에너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아파트 단지나 대학 빌딩, 산업단지 내 태양광설비 등을 통해 소비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