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 같은 발암물질로 규정한 지 2주가 지났다.

'발암 논란'에 대한 각계의 진화 노력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조금씩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율이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누그러지는 등 가공육 판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롯데마트의 소시지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4.7% 감소했다.

소시지 매출 감소율은 5일에도 7.7%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만 해도 소시지 매출 감소율은 38.1%에 달했다.

지난 주말(6∼8일)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전체 매출 감소율은 16.3%로 집계됐다.

한때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극단적인 공포는 가라앉은 모습이다.

홈플러스의 지난주(2∼8일) 햄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한 WHO의 발표가 전해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의 매출 감소율 15.9%에 비하면 개선된 양상이다.

그러나 일부 대형마트에선 아직도 매출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머물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마트의 지난 주말(6∼7일 기준) 육가공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8% 감소했다.

발표 직후 최고 39.8%까지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정상 매출과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육가공업계는 WHO의 발표에 반발하면서도 그동안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속을 끓여왔다.

매출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자 업계는 한편으로 안도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가공육 업계 관계자는 "발표 당사자인 WHO를 비롯해 국내 기관들이 적당량 섭취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서서히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며 "육류는 영양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므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파문이 커지자 WHO는 지난달 말 "육식을 완전히 그만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국내 식품당국과 학계 등도 우리나라의 가공육 섭취량이 적어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연이어 내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 우리 국민의 가공육과 붉은 고기 섭취량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판단했다.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등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