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떨게하는 베트남] 법인세 면제에 공장부지 무상제공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를 재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베트남이 지닌 경쟁력에 있다. 인건비가 싸고 세금 혜택이 많은 베트남에서 생산하면 생산 단가를 낮춰 효율적인 사업체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베트남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한세실업 등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에 따르면 베트남 인건비는 중국의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 인건비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평균 인건비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도 늘고 있다.

젊은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다. 베트남 인구 9300만명 중 65%가 35세 미만이다. 이들은 대체로 손재주가 좋고 기술 습득 속도도 빠르다. 삼성 관계자는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데다 노동력 수준까지 높아 투자 가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섬유업체 한세실업 관계자도 “안정적 생산 기반으로 삼기엔 베트남이 제격”이라고 했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2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베트남 정부 정책도 한국 기업의 시선을 베트남으로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해외 기업의 현지 투자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해 주고 있다. 빠른 인허가를 내줄 뿐만 아니라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두세 달 넘게 걸리는 인허가 과정이 베트남에선 1주일도 채 안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로선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베트남 한국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은 3300여개에 달한다.

베트남은 한국의 수출 상대국 중 중국, 미국에 이어 일본을 제치고 3위에 오를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들어 10월까지 집계한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베트남은 중국, 미국, 홍콩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급증해 내년에는 3위까지 오를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정지은/이지수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