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MW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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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BMW 신형 7시리즈는 안정감과 민첩함을 모두 갖췄다. 지난 3일 BMW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만난 BMW의 최고급 대형 세단 7시리즈는 외관에서부터 무게감이 느껴졌다. 이전 5세대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19mm 더 늘었고 무게는 2t이 넘는다. 그러나 외관이 주는 묵직함은 실제 주행에 들어가자 민첩함으로 바뀌었다.

경기도 하남에서 강원도 홍천 대명 소노빌리지까지 7시리즈를 시승했다. 시승 차량은 디젤 모델 '730d X드라이브'. 7시리즈는 민첩했다. 대형 세단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 엑셀레이터를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갔다. 7시리즈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265마력의 힘으로 시속 100㎞까지 5.8초 만에 돌파했다.

빠른 가속에도 주행은 안정적이었다. 고속도로를 지나 반복되는 급커브 구간에서도 핸들링은 부드러웠다. 5m가 넘는 차체 길이에도 핸들을 움직인 만큼 정확하고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쏠림 현상도 없었다. 차선을 살짝 넘자 운전대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안정적인 주행을 유도했다. 졸음이나 부주의로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운전자를 도와주는 차선 이탈 경고장치 덕분이다. 뒷좌석에 앉아 편안한 승차감을 즐기는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를 두고 차주가 뒷좌석에 타는 차)'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차량 내부로 눈을 돌리자 첨단 기술들이 돋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제스처 컨트롤’이었다. 운전 도중 버튼에 손을 대지 않고 오디오 음량을 조절하거나 전화를 수신 또는 거부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부근에서 간단한 손동작이면 된다. 운전 중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안전에도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다만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차량이 제스처 컨트롤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량 키에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LCD 디스플레이 키’만으로 도어 개폐 여부와 주행 가능 거리, 차량의 이상 여부 등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석 중간 콘솔에 키를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모바일 기기도 충전이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디스플레이 키를 사용해 무인 주차를 할 수 있다. 운전자가 외부에서 디스플레이 키를 이용해 주차공간에 차를 넣거나 꺼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좁은 주차 공간에서 효율적이지만 필수적인 기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7시리즈는 주 판매 대상이 운전 기사를 두거나 차고를 확보할 수 있는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1억3130만원.

홍천=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