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롯데] 롯데케미칼 "3년 후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 도약"
롯데그룹은 삼성과의 화학부문 ‘빅딜’을 발판삼아 롯데케미칼을 2018년까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30일 삼성SDI의 케미컬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인수를 발표하면서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해)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스페셜티 케미컬) 분야에 새롭게 진출함으로써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로 만드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 비중이 90%를 넘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스페셜티 케미컬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사진)은 “오랜 기간 스페셜티 케미컬 사업에 진출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경량화 추세 등에 맞춰 수요가 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제품 라인업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은 삼성SDI 케미컬 부문 인수를 통해 확보했다.

[질주하는 롯데] 롯데케미칼 "3년 후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 도약"
롯데는 롯데케미칼을 2018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빅딜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라인업을 보완하는 한편 ‘덩치’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조90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 10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과 연 70만t 규모의 에틸렌글리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 초기 업무수행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이 공장이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 370만t에 달해 대만의 포모사(2014년 기준 294만t)를 제치고 아시아 민간 석유업체 중 1위가 된다.

롯데케미칼은 삼성그룹 화학회사 인수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은 차입금보다 예금이 많은 회사”라며 “자금조달이나 재무구조 악화 등에 대해선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은 총 1조1755억원, 현금 및 은행예치금은 1조1855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빅딜에 3조원, 미국 공장 건설에 2조9000억원 등 총 5조9000억원을 지출해야 한다.

인수과정에서 노사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허 사장은 “(삼성 화학부문 3개사 인수를) 삼성과 한화그룹 간 빅딜이 발표된 작년 말부터 검토해왔다”며 “그룹 차원에서 고용을 보장하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노사관계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와 지난 8월까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4개사는 대부분 합병과정에서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거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