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와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14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강 전 회장(가운데)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지인들과 인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분식회계와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14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강 전 회장(가운데)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지인들과 인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분식회계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5)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석방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14일 “1심에서 유죄로 본 회계분식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다”며 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등 계열사를 지원한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규모도 크고 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고려하면 각성을 촉구하는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경영 정상화와 그룹의 회생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개인 재산을 출자해 회사를 위해 노력한 점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은 강 전 회장의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가운데 5841억원 상당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항소심은 그가 회계담당자들과 공모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무죄로 봤다. 배임 혐의도 80% 이상을 무죄로 판단했다. 강 전 회장은 석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을 하면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이런 사건에 연루돼 죄송하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에 보답하겠다”고 경영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