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 왔기 때문에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2일 수상 발표 직후 전화로 연결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는 미국 시간으로 오전 7시에 발표됐다. 디턴 교수는 자다가 소식을 전해 들은 듯 “무척이나 졸렸지만 상을 받게 돼 기뻤다”며 “노벨위원회가 세상의 빈곤에 대한 연구에 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 반갑다”고 했다.

디턴 교수는 유럽의 난민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우리는 수백년간 불평등하게 성장한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유럽 국가와 가난한 중동 국가 간 격차가 “(유럽연합의) 국경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턴 교수는 이 문제에 해법이 있겠느냐고 묻자 “가난한 나라의 빈곤이 줄어드는 게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고,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빈곤 해결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엔 “세계의 절대 빈곤은 앞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맹목적인 낙관론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수억명의 빈곤층이 아직 있고, 이들의 건강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장을 위해 소비를 더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무조건 소비를 늘려온 게 바람직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기후변화 문제와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소비는 다른 이들에게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