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입원 500일…끊이지 않는 쾌유기원 댓글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지 21일로 500일이 된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에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을 수시로 올리고 있다. 이 회장 회복을 비는 내용의 댓글은 20일 1만1000개를 돌파했다. 역대 삼성 사내 인트라넷에 달린 댓글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10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고 현재까지 입원 치료 중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아직 인지기능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신체 건강은 양호한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외부 소리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거나 재활운동을 할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그가 평소 좋아하던 영화 ‘벤허’나 야구경기를 틀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숙한 환경에 있으면 의식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올해 초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 회장의 위독설이 돌기도 했지만 지난 6월 이 회장의 근황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축됐다. 당시 한 인터넷 매체는 이 회장이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삼성 고위 임원들이 업무보고를 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이 회장은 인공호흡기나 의료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자가호흡을 하고 있었다.

삼성 임직원들은 꾸준히 이 회장의 쾌유를 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 사보에서 이 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나간 과정을 다뤘다. 이 회장은 당시 직원들의 태도와 인식, 철학의 변화를 주문했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계기로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는 내용이다. 지난 1월9일 이 회장의 74번째 생일에는 직원들이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영상을 제작,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