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논의 FOMC 앞두고 현 수준 유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 수준에서 동결됐다.

한은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0월에 이어 올 3월과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떨어진 후 3개월째 연 1.5%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동결에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신흥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 결정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미국 연준이 다음 주 제로(0) 수준인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 금리차가 줄어들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또 전 세계 주식·채권 시장과 신흥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 전반에 막대한 충격을 안겨줄 '거대 변수'다.

이 때문에 한은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자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가계부채가 1천130조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던 지난 6월엔 경기 부진 속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이 겹쳐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으나 최근엔 경기가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이 6년 만에 최대 규모로 감소하는 등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 대외변수로 인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지부진한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전에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를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음 주로 예정된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다음 회의로 미뤄진다면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 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중국 경기둔화로 촉발된 글로벌 저성장에 대한 우려와 국내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