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LG전자 도우미들이 전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LG전자 도우미들이 전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TV 드라마 주인공이 파스타를 먹는 모습을 보고 군침이 돌면 스마트워치에 ‘파스타를 맛있게 만드는 법’이란 알림이 뜬다. 확인 버튼을 누르자 스마트폰으로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파스타 요리법이 전송되고, 오븐이 자동으로 예열된다. 이렇게 모든 전자제품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제어하는 시대가 빠르게 열릴 전망이다. 한층 더 똑똑하게 진화한 사물인터넷(IoT) 기술 덕분이다.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세계 가전업체들은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IoT 기술로 격돌한다. IoT는 다양한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 제어하는 기술이다. 세탁기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을 연결해 자유자재로 작동할 수 있다. IoT를 중심으로 한 미래 가전생활 변화가 이번 전시의 화두다.

◆삼성전자, IoT 신제품 공개

IFA는 사물인터넷 경연장…삼성·LG전자, 스마트홈 신무기 격돌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스마트폰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는 IoT 플랫폼과 IoT 헬스케어 기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국내외 취재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선 Io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중앙에 원형으로 IoT 전용 체험관을 크게 마련해 IoT 기술을 바탕으로 가전 사용환경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느낄 수 있게 했다. IoT 체험관은 65인치 커브드(곡면) SUHD TV 18대를 비롯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함께 스마트워치인 기어S2 등으로 꾸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양과 기능은 서로 다른 가전제품이지만 IoT를 통해 하나로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삼성전자 도우미들이 전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삼성전자 도우미들이 전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부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IoT 기반 헬스케어 기기 ‘슬립센스’다. 1㎝ 두께의 납작한 원 모양인 슬립센스는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숙면을 도와준다. 이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하는 IoT 플랫폼 ‘삼성 스마트싱스 허브’를 적용해 TV 에어컨 오디오 등과 자유롭게 연동된다.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IoT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거대한 조류”라며 “새 플랫폼을 앞세워 IoT 생태계를 무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IoT 센서 내놔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바꿔주는 IoT 센서 ‘스마트씽큐 센서’를 공개하고 IoT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선보인다. 지름이 4㎝인 원형 센서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기존 일반 가전제품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에 붙이면 보관 중인 식품의 유통기한을 알려주고, 세탁기에 달면 세탁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준다.

LG전자는 IoT 플랫폼 ‘올조인’을 적용한 광파오븐과 에어컨도 선보인다. 올조인 적용 제품은 제조사, 브랜드, 제품 종류와 관계없이 서로 연동된다. 올조인에는 세계 18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하며 스마트홈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게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의 포부다.

독일 가전업체 지멘스와 밀레도 이번 전시회에 스마트폰, 태블릿을 활용해 제품을 원격 조종하는 서비스를 공개한다. 통신사인 SK텔레콤도 IFA에 처음으로 참가해 IoT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쇼퍼 등을 구현하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나온 제품들은 내년께 대부분 상용화될 것”이라며 “IoT 시대의 개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