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32조원이나 급증
부채잔액·분기별 증가액 등 '사상 최대 기록' 속촐


중국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변수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올 2분기(4~6월)에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중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130조5천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천1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1천98조3천억원)과 비교해 32조2천억원(2.9%)이나 늘어난 것이다.

2분기 동안 늘어난 액수는 1분기 증가액(13조원)의 2.5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분기별 증가폭이다.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 잔액이 1천35조9천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가계부문 빚이 1년 새 약 100조원(94조6천억원·9.1%)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가계신용은 가계 빚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로, 금융권 가계대출은 물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포괄한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1천71조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1조7천억원(3.0%) 늘어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분기 증가액 31조7천억원은 1분기 증가액(14조2천억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만큼 가계 빚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분기 중 2천억원 줄어 527조2천억원이 됐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3조원 감소한 37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안심전환대출 채권이 주택금융공사로 양도된 것이 통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중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이 23조7억원 늘었음을 감안하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20조7천억원 증가한 셈이다.

은행들은 지난 3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총 31조7천억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판매한 뒤 대출채권 중 상당액을 5∼6월 중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했다.

은행의 기타 대출도 2분기 중 2조8천억원 늘었다.

작년 2분기 중 9천억원 늘고 올 1분기엔 1조9천억원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말과 변동이 없었으나 기타 대출 잔액은 5조원 급증한 138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1분기 증가폭(1조9천억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보험, 연금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분기 중 26조8천억원 늘어나 311조원에 달했다.

가계대출 외에 신용카드, 할부금융 등을 합친 판매신용 잔액은 59조5천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5천억원(0.9%) 늘었다.

1분기 1조2천억원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2분기 중 신용카드회사의 판매신용은 5천억원 줄었으나 할부금융회사에선 1조원이나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이지헌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