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시장 폭락 등 대외 위험요인이 아시아 신흥국 불안으로 번지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보유액 등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다른 신흥국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돼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국내 증권사 및 외국계 투자은행(IB) 전문가 8명을 초청해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주가·환율 변동성 확대,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취약 신흥국의 금융·경제 불안 증대 등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참석자들은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외부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경제의 양호한 기초여건 등에 비춰볼 때 다른 신흥국들과는 차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완화되면서 시장 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중국 경제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해 중국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강동수·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이동현 한은 차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중국의 증시 급락은 그동안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데 따른 조정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의 가계와 기업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이 낮기 때문에 최근 증시 급락이 중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투자가 주도하는 고도성장을 내수·소비가 주도하는 안정적 성장으로 전환하려는 최근 중국의 전략이 성공하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중고속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도 중국은 6~7%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황정수/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