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16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 출근했다. 그를 마중하는 그룹 관계자는 없었다. 전날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층 로비에서 기다렸다가 34층 회장실로 동행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가족 및 친척들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떠날 때까지 34층에 머물며 현안 파악에 주력했다. 다음은 출근길에 만난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라서…. 아직까지는 뭐라고 얘기할 게 없다.”

▷보고받아 본 느낌은 어땠는가. ‘그동안 그룹이 잘 움직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지.

“(그동안에도) 신문을 보면서 그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가족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

▷공식 대외일정이 잡힌 게 있는가.

“오늘(16일) 확정할 것 같다.”

최 회장은 출소 후 첫 대외일정으로 이번주(17~21일) 중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뒤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업장을 차례로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음주 초 이천공장 M14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앞으로 최대한 자주 현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의 이천 현장 집무실을 리모델링 중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출소와 동시에 연일 회사에 출근하는 것과 관련,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는 것 외에도 그룹 분위기를 다 잡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있고, 없고에 따라 그룹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며 “최 회장이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SK 조직원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당분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 머물면서 출퇴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되기 전 살았던 서울 논현동 자택은 매각했으며,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평창동에서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종현/도병욱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