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 동화기업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홍진 동화기업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원가를 15% 이상 낮춰야 한다.”

국내 1위 목재업체 동화기업의 김홍진 대표가 2010년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1515’ 전략으로 불린다. 동남아시아 등에서 밀려 들어오는 수입 제품에 맞서 원가를 절감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절박했다.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걸었다. 원가 절감 금액의 10%를 최대 1억원 내에서 인센티브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엔 2000만원이 한도였다. 이후 직원들로부터 5000여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동화기업은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1515 전략을 내세운 뒤 원가가 16% 넘게 떨어지고 금액으로는 연간 193억원 정도를 절감했다”며 “원가 절감 노력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가 절감으로 전 분야 수익 개선

동화기업 김홍진 대표 "직원 참여형 1515전략으로 반기 매출 3000억"
올 상반기 동화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난 32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9.7% 증가, 421억원에 달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8% 늘어난 1721억원, 영업이익은 22.9% 증가한 231억원을 달성했다. 동종업계 업체 대부분 실적이 정체 상태이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화기업의 시가총액도 2013년 1240억원 수준에서 7배 가량 증가,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8090억원에 달했다.

김 대표는 “외부 조건은 모든 업체가 비슷하다”며 “차별화된 실적을 설명할 수 있는 원가 절감과 공정 효율화 그리고 해외사업에서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원가 절감에 대해 그는 “직원들이 낸 작은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고 현장에 즉각 적용해 보라고 지시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큰 효과를 낸 아이디어도 나왔다. MDF(중밀도섬유판·가구 자재 원료) 공장에서 연료를 땔 때 나오는 스팀을 파이프로 연결해 수지 공장으로 연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MDF 공장에서 쓸모없는 스팀을 필름 공장에서 활용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낸 팀은 4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덕분에 소재, 건장재, 화학 전 분야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소재 사업의 주축인 보드 부문에서는 아산 공장 증설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3년 동화기업은 공장 설비가 낡은 인천의 MDF 1공장을 폐쇄하고 충남 아산의 MDF 공장을 증설했다. 김 대표는 “아산 공장 증설로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교체 수요가 늘면서 건장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화학 부문에서도 영업이익이 200% 늘었다.

○베트남 수요 증가, 유통망 확장

해외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 베트남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어나 5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2.6% 증가, 199억원에 달했다. 베트남 가구업체들이 북미 지역으로 수출을 많이 하면서 가구용 MDF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장 증설도 결정했다. 2012년 베트남에 1공장을 지은 데 이어 2016년 12월까지 2공장을 완공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1공장과의 분업화로 연간 생산량이 48% 늘어나 55만㎥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망 확장도 큰 도움이 됐다. 동화기업은 최근 대리점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대리점 수를 작년 초 100여개에서 200여개로 늘렸다”며 “군 단위 지역까지 대리점을 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대표는 “해외법인을 포함하면 동화기업은 2018년 매출 1조원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준/김희경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