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대표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탄탄한 브랜드력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실적 성장 기조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1954억원, 2081억원으로 각각 23.7%와 37.7%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3.2% 성장한 1615억원을 기록했다.

메르스로 요우커 감소에 따른 타격이 우려됐지만 국내 화장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성장한 8059억원을 기록했다.

방문판매,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채널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브랜드 설화수는 대표상품 업그레이드 등을 거치며 국내 백화점 판매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다졌다고 아모레퍼시픽 측은 전했다. 면세 채널은 글로벌 확장, 온라인 강화 등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국내 중가화장품(매스) 및 차 관련(설록) 사업은 9.9% 늘어난 1118억원의 매출을 냈다.

해외 사업에서 고성장세를 지속, 매출액은 2777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액은 2496억원으로 52.8%나 뛰었다. 중국에서 아이오페, 려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이와 함께 설화수,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호조를 보였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을 발표했다. 화장품 사업에서 일부 메르스 영향이 나타났지만 성장 기조가 이어졌고,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선전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 2분기 LG생활건강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110억원, 168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4.8%, 38.4% 늘었다.

화장품이 이끄는 이익 성장 기조가 지속됐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50.9% 급증한 95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28.3% 뛴 5957억원을 기록했다. 프레스티지 브랜드인 후, 숨, 빌리프 등의 매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매출이 142% 고성장했다.

생활용품의 경우 모발 관리 브랜드의 활약으로 영업이익(387억원)이 27.4% 늘었다. 음료 사업은 탄산수 '씨그램' 등이 분발해 영업이익이 22.0% 증가한 342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측은 "5월 말부터 메르스로 관광객이 감소했지만 화장품·생활용품·음료 사업으로 구성된 안정된 포트폴리오와 위기관리 경영으로 실적 성장 추세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메르스 우려에 따른 요우커 단체 여행객 취소가 성수기인 7~8월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진짜 타격은 3분기 실적에서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7~8월 요우커 단체 여행객 취소와 함께 국내 면세점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했다"며 "9월까지는 일부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7월에는 시내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했고 8월에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9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추석)이 있는 10월에나 면세점 매출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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