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무늬만 회사차' 과세 강화 앞두고 업무용 비중 더 늘었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법인·개인사업자 명의로 등록된 업무용 차량 비중이 더 높아졌다. 지난달부터 정부가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방침을 내비치자 수입차업체들이 업무용 차량 판촉에 열을 올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2만707대 가운데 개인용은 1만2369대, 업무용(법인·개인사업자 명의)은 8338대였다. 업무용 비중은 40.3%로, 지난 6월 37.8%(2만4275대 중 9168대)보다 2.5%포인트 올라갔다.

최저가 모델 가격이 4억원인 롤스로이스는 지난달 팔린 5대가 모두 업무용이었으며 지난 6월에 판매된 4대도 업무용이었다. 대당 2억~4억원대인 벤틀리는 지난달 팔린 21대 가운데 20대가 업무용이었다.

고가 스포츠카들도 대부분 업무용으로 등록됐다. 람보르기니는 6억1600만원인 아벤타도르 1대와 3억6500만원인 우라칸 2대 등 지난달 팔린 3대가 전부 업무용이었다. 2억원대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 터보도 7대 중 6대가 업무용이었다. 대당 1억원을 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이엔은 114대 중 93대(81.6%)가 업무용이었다. 포르쉐의 업무용 판매 비중은 72.7%로 KAIDA에 등록된 23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다.

일부 브랜드는 업무용 판매 비중이 껑충 뛰었다. 시트로앵은 지난 6월 27.3%였던 업무용 비중이 지난달에는 50.7%로 올라갔다. 대당 가격이 3390만원인 시트로앵 DS3 카브리오는 15대 중 12대가 업무용으로 팔렸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뿐 아니라 대부분 업체들이 세제 개편에 앞서 업무용 차량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업무용으로 팔리는 수입차가 더 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고가 수입차를 업무용으로 사서 구매 비용과 유지비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탈세 관행을 바로잡기로 했다. 내년부터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승용차에 한해 일정 비율만 회사 경비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는 입증된 업무사용 비율만큼만 비용으로 인정받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