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도 검토…정유업계 확산 여부 주목

올해 2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V자 반등'에 성공한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면서 비상경영에 동참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임협 타결 특별 격려금을 지급키로 해 다른 정유업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노사는 지난 28일 열린 임단협 5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2.5% 인상, 기본급 기준 격려금 120% 및 1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오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8월 초 격려금을 일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 노사 합의 결과는 SK루브리컨츠와 SK종합화학 등 타 자회사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직원들에게도 적용된다.

SK이노베이션이 임단협 타결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최근 수년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에는 1년 간의 경영 실적을 평가해 연말에 경영성과급 수준을 결정한 뒤 이듬해 초 지급해 왔다.

2013년 경영성과급을 지난해 초 지급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에 들어간데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37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초에는 별도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임단협에서는 노조측도 비상경영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임금 동결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3천21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한데 이어 2분기에는 분기 실적 기준 사상 두 번째인 9천879억원을 기록하면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이 개선된데다 지난해 고통분담에 동참한데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임단협 타결 특별격려금을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돼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기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름 휴가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기본 격려금 120% 외에 100만원을 일괄 지급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정유업계의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이 격려금 지급에 나서면서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나머지 정유업체들도 동참할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2분기 6천1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노사 간 임협에서 성과급 지급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는 이번 격려금 지급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기름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해 올해 상반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상황에서 정유업체들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면서 "유가 급등 시 정유업체 배만 불린다는 소비자들의 오해를 해소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