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소득 2만弗→4만弗 17년 걸려"
1인당 국민소득 6년 만에 줄어들 듯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6년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로 10년째 3만달러를 밑돌 우려가 커졌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2만76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2만8180달러보다 580달러 감소하는 수치다. 1인당 국민소득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만8302달러) 이후 6년 만이다. 연구원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잡고, 원·달러 평균환율은 1109원으로 가정했다. 여기에 국가 전체의 물가상황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증가율을 1.5%로 적용해 1인당 국민소득 예상치를 산출했다. 연구원은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작년보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환율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를 경우 같은 돈을 벌어도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작년 1053원22전에서 올 상반기 1098원99전으로 4.34% 상승했다. 27일 현재 환율은 1167원이다. 오는 9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올해 말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 경제성장률이라도 높으면 환율 상승을 상쇄해 1인당 국민소득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2.5%) LG경제연구원(2.6%) 한국은행(2.8%) 등이 내놓은 올 성장률 전망치는 모조리 2%대로 작년보다 낮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한 한국의 저성장 현황과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년 뒤인 2017년에 겨우 3만달러를 넘고 4만달러는 그보다 6년 뒤인 2023년께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2006년에 1인당 GDP 2만달러를 달성한 것을 고려하면 4만달러까지 가는 데 17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룩셈부르크(5년) 아일랜드(7년) 일본(8년) 이탈리아(13년) 영국(14년) 등 주요 선진국보다 속도가 느리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 수준이 높은 주요 7개국(G7)은 대부분 잠재성장률이 반등했지만 한국은 하락하고 있다”며 “저성장 추세는 소득분배와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세수도 줄여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5년 3.6%에서 2022년 2.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잠재성장률을 3%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낮출 계획이다.

정인설/황정수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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