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3일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속보치)이 0.3%로 저조하게 나타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과 가뭄 피해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외국인의 국내 소비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농림어업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가뭄 여파로 전기 대비 11.1%나 감소하면서 2분기 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에 위축됐던 소비 및 생산이 3∼4분기에 이연돼 나타나면서 2분기 감소분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은 전 국장이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지난 9일 이주열 총재가 2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0.4%라고 밝혔다.

달라진 배경은.
▲ 0.4%와 0.3%는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분기 성장률이기 때문에 이 정도 차이가 연간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 계산해볼 때도 작다.

-- 2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배경은.
▲ 메르스와 가뭄의 영향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다만 3분기 이후에는 메르스와 가뭄으로 위축됐던 소비와 생산이 일부 실현되면서 2분기에 나타난 마이너스 영향이 조금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

-- 메르스가 성장률 하향 조정에 미친 영향은.
▲ 가뭄과 메르스가 GDP에 미친 영향을 시산(試算)은 한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통계가 부족해 수치를 공개하기는 부적절하다.

가뭄이 2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 감소시켰다는 것도 농림어업 산출량 감소를 기준으로 본 것이다.

이를 모두 가뭄 피해에 따른 감소라 보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 2분기 실적 하향이 산술적으로 연간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할 수는 있으나 공개는 적절치 않다.

2분기에 낮아지더라도 3분기 이후 기저효과를 비롯해 위축된 소비·생산이 일부 실현되는 등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 메르스와 가뭄의 영향이 끝났다고 보는가.

▲ 국내 거주자 소비는 메르스가 진정되면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본다.

해외여행은 몇 달 전부터 계획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뭄도 강우가 늘면서 고비는 넘긴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농산물 가격이 작년 가격을 웃돌고 있다.

이런 수치로 보면 가뭄 영향은 여전히 좀 남은 것 같다.

-- 순수출이 1년 연속 성장 기여도에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데.
▲ 첫째로 재화 수출 측면에서 주력수출 품목의 일부가 물량 기준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이유다.

두 번째는 작년 3분기 이후 중계무역 수출실적이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다.

두 요인이 겹쳐서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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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4분기에도 0.3% 성장했는데, 올 2분기 0.3%다.

소수점 둘째 자리를 밝혀 달라.
▲ 공표하는 숫자만 말씀드릴 수 있다.

추계치이다 보니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