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명호 회장(가운데)과 동화그룹 경영진이 16일 인천 가좌동에서 열린 ‘엠파크시티 M1’ 착공식에서 첫삽을 뜨고 있다. 동화기업 제공
승명호 회장(가운데)과 동화그룹 경영진이 16일 인천 가좌동에서 열린 ‘엠파크시티 M1’ 착공식에서 첫삽을 뜨고 있다. 동화기업 제공
2011년 동화기업은 인천에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두 곳을 지었다. 다른 단지와 달리 쇼핑몰처럼 짓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그리고 분양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매매업자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분양가 부담 때문이었다. 동화의 자동차사업은 실패하는 듯했다. 상황을 보고받은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적은 부담, 좋은 시설에 매매상이 몰리기 시작했다.

동화엠파크는 16일 인근에 세 번째 매매단지를 착공했다. 착공식에서 승 회장은 “5년 후엔 또 다른 단지가 이곳에 들어서고, 해외에도 진출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자동차 유통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사업모델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게 승 회장의 계획이다.

◆아시아 최대단지…1만대 전시

이날 착공한 동화의 세 번째 매매단지(M1)는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번에 3630대를 전시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 엠파크시티타워, 엠파크시티랜드와 합치면 1만대를 넘어서 아시아 최대 단지로 부상한다. 승 회장은 추가로 건설할 부지까지 확보해놓고 있다.

정대원 엠파크 대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와 매매상의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화는 중고차 매매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들을 찾아냈다. 파는 사람은 ‘제값 받고 파는지’, 사는 사람은 ‘바가지 쓰지 않고 적절한 가격에 사는지’를 걱정했다. 매매상들은 더 많은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동화기업은 20여곳의 매매상을 단지에서 내보냈다. 허위매물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이었다. 자체적인 성능시험장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사고 여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클레임센터도 개설해 세 차례 이상 클레임이 발생하면 퇴출시키는 ‘3진 아웃제’도 도입했다.

매매상들을 위해서는 자동차 공급을 늘렸다. 고객이 직접 팔 차를 온라인으로 등록하면 온라인 경매를 통해 사들이는 이지옥션을 시작한 것이다. 거래량이 늘자 이곳에 입주하고 싶어하는 매매상도 늘었다. 인천·부천지역 중고차 거래의 45%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정 대표는 “매장 한 곳에 권리금이 평균 1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중고차시장에 없던 신뢰를 확보한 것이 높은 권리금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제3단지를 착공한 것도 들어오겠다는 수요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4월 처음으로 한 달 거래 1만대가 넘었다.

◆타 지역·해외 진출 검토

동화는 지난 5월에는 ‘엠파크 다이렉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매상이 갖고 있는 상태가 좋은 차량을 엠파크가 팔아주는 것이다. 대상은 10만㎞ 이내의 무사고 차량이다. 엠파크가 보증도 해준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소비자와 매매상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 서비스 중 하나가 할부금융이다. 정 대표는 “전문 금융회사와 합작형식으로 할부금융사업에 진출해 금융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파크는 다른 지역과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중고차단지에 관심있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엠파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단지를 방문했고, 중국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엠파크의 비즈니스모델을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