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법률적·문화적 난관 지적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외국 기업들이 이란에 진출할 기회가 열리더라도 외국 기업이 이란에서 사업하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외국 기업이 이란에서 영업하려면 법률적·문화적 난관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작년에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순위에서 180여 개국 중 130위에 그쳤다.

여기에는 이란의 오랜 관행인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정치적 간섭 등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무부에서 차관보를 지냈던 피터 해럴은 "이란은 기업들이 많은 숙제를 하도록 하는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이란은 외형적으로 보면 외국 기업들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구는 8천만 명으로 코카콜라, 쉐보레 등 서구의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수도인 테헤란의 도심에 있는 가게에는 서구산 선글라스와 랩톱 컴퓨터 등이 쌓여 있다.

또 인구의 60%는 30세 미만의 젊은 층으로 IT를 좋아하고 잘 이해한다.

인터넷 보급률이 53%에 이르며 1천100만 명이 모바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포리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는 이란의 IT 시장 규모를 연간 40억 달러(약 4조 5천780억 원)로 평가하고,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1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외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란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애플은 작년에 이란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관련 법률이 너무 엄격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또 보잉은 작년에 이란항공에 항공기 부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지만 이란 정부가 가격 인하를 요구해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는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 불확실하다"면서 "제재가 풀리더라도 외국 기업에는 법률문제, 문화문제 등이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