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15일 발표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0%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경기 하강 요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지난 6월 중순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증시 거품이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14일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도 전날 대비 3.03% 하락한 3805.70에 마감했다.
[7% 성장 지킨 중국] 상하이지수 '불안한 급등락'…소비 둔화로 이어질까 우려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중국 증시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중국의 실물경기에 실질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증시가 침체 상태에 빠지면 각종 거래 감소가 금융부문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앞다퉈 증시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게 돼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소비가 둔화되는 ‘역(逆)자산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특히 “증시가 침체되면 신규 상장 활성화, 국유기업 정부보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던 중국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이 실물경기를 둔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은 그러나 중국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서지만 가계의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4%에 불과해 증시 급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증시가 급락하면 시중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시 하락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상쇄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웰스파고는 중국 기업들은 주식시장보다는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주가 급락이 기업들에 미치는 파급효과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