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회사차'에 세금 매긴다
법인과 개인사업자들이 고가의 차량을 리스(lease)하거나 구입할 때 비용을 전액 손비로 인정해 세금을 깎아주는 현행 세제를 정부가 손보기로 했다. 개인적인 용도로 타는 승용차도 회사 명의로 리스하거나 구입해 세금을 탈루하는 소위 ‘무늬만 회사차’의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본지 7월7일자 A5면, 7월8일자 A3면 참조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업무와 관련 없는 차량의 리스나 구입에 대해 손비 처리를 해주지 않는 방향으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고칠 예정”이라며 “다음달 초 발표하는 세제 개편안에 이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세법에선 리스로 자동차를 구입한 법인과 개인사업자는 매달 내는 리스 비용은 물론 기름값 등 유지비까지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만큼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법인세나 소득세도 덜 내게 된다. 이 때문에 법인과 개인사업자들이 비싼 수입차를 사 가족이 타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재부는 자동차를 업무와 관련 없이 사용하는 비율만큼 과세하거나 차량값의 일정 한도까지만 손비로 인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자동차의 개인적 사용분을 측정해 과세하고 있다. 캐나다는 3만캐나다달러(약 2684만원)까지만 비용 처리를 허용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억원 이상인 수입차의 지난해 판매량 중 83.2%가 회사 명의 구입이었다”며 “무늬만 회사차를 이용한 탈루 세액이 연간 2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