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은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을 평가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성, 시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연구개발 지원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기술정보진흥원은 중소기업 R&D지원 전담 기관으로 올해 예산이 9085억원에 이른다.

양 원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현재 평가는 아마추어 수준”이라며 “기술신용보증기금 등과 같이 기술과 기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평가 위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할 만한 국가로 꼽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수준에 대해서는 "직원을 5명이상 두는 기업 12만개 가운데 3만개 정도가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은 하는 중소기업 비율은 한국은 25%지만 다른 나라는 이 비율이 1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양 원장은 그러나 “연구개발이 사업으로 이어지는 성공률은 현재 40% 수준으로 이를 60%로 높이는 것이 기술정보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대해서는 “연구원의 수준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여기서 나온 연구성과가 중소기업들로 흘러가는 것은 원활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현재 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을 중소기업에 파견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 각 부처로 연구개발 지원이 나뉘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각 부처의 지원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중복지원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 부처가 국가 전체의 연구개발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있는데 일부 부처는 이를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때도 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행정고시 30회로 광주전남지방 중소기업청 청장,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 국장을 지내고 2013년 12월부터 기술정보진흥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