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 4일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리더스 포럼’ 폐막식에서 폐막사를 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중소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했다. 중기중앙회 제공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 4일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리더스 포럼’ 폐막식에서 폐막사를 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중소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했다. 중기중앙회 제공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인의 기업가정신이 부활해야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리더스 포럼’에서 “중소기업인들이 그동안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줘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이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내수 살리기에 앞장서는 것이 지금 중소기업인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에게 희망 줘야”

박 회장은 포럼 기간 중 연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내가 중소기업계가 아닌 정부대변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정부에 중소기업 지원을 요구하기보다 청년실업 문제, 내수활성화 등을 강조하다 보니 내부 불만이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박 회장은 “몸이 아플 때도 가장 아픈 데를 먼저 고쳐야 다른 신체부위도 활성화될 수 있다”며 “국가 경제 현안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중소기업에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중소기업들이 국가적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것은 중소기업인의 기업가정신이 부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한국 산업을 지켜내고, 산업화시대에는 고도성장을 묵묵히 떠받친 중소기업의 기업가정신이 되살아나야 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세계 경제의 흐름도 중소기업의 기업가정신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젊은이들이 국가 경제의 엔진이 되고 있지만, 한국 청년들은 국가 경제가 어려운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창업을 지원해 희망을 주는 것이 중소기업 대표들이 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제안해 진행하고 있는 기업별 ‘한명 더 채용하기 운동’과 ‘해외 제조업 청년창업 지원’도 이 같은 취지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 창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5000만명을 먹여살리기에 부족하다”며 “중소기업인이 나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듦으로써 ‘고용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개혁 착수”

박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의 근간이 되는 협동조합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협동조합은 그동안 중소기업 애로의 해결사로, 산업발전의 개척자로 역할을 했지만 최근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며 “협동조합 본래의 자조(自助) 정신을 기반으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범사례로 파주출판문화사업조합을 들었다. 이기웅 전 이사장이 중심이 된 이 조합은 파주를 출판·문화·인쇄 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이 회장이 새로운 도시와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기업가정신과 협동조합을 위한 헌신적 노력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파주조합처럼 자생력을 높이는 조합은 적극 지원하지만 기능을 다한 조합은 퇴출할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약 950개 협동조합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동조합장의 임기 문제부터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4일 시행되는 개정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협동조합 개혁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에 따르면 고유업무를 1년 이상 지속적으로 하지 않거나 연속으로 2회 이상 총회를 개최하지 않으며 휴면조합으로 본다. 이런 조합들이 퇴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