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직원들이 29일 서울 광화문 본사 엘리베이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먹 인사’를 따라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청소부와 나눠 유명해진 이 인사법은 ‘권위주의 탈피’를 상징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 직원들이 29일 서울 광화문 본사 엘리베이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먹 인사’를 따라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청소부와 나눠 유명해진 이 인사법은 ‘권위주의 탈피’를 상징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제공
‘권위를 내려놓자 품격이 올라갔습니다.’

LG생건 엘리베이터에 오바마 사진 붙은 까닭은
29일 서울 광화문 LG생활건강 본사 엘리베이터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먹 인사’ 사진이 붙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청소부와 주먹을 맞대고 격의 없이 인사하는 사진으로, 이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 ‘인사하기 캠페인’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인사 캠페인은 선후배 구별 없이 먼저 인사하고 외부 방문객도 친절하게 맞이해 조직 내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권위주의를 지워내자는 차석용 부회장(사진)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LG생활건강은 2005년 유연근무제와 정시퇴근제를 일찌감치 도입하는 등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조직문화가 열려 있는 회사로 꼽힌다. 그런 LG생활건강이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인사 캠페인에 나선 이유는 뭘까.

차 부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향기가 충만한 회사(smell of the place)’를 화두로 내걸었다. 그는 “어떤 장소마다 그 장소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곳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와서 봐도 다른 곳에서 느끼지 못하는 향기로움과 정갈함이 풍겨나오는 LG생활건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기를 시작으로 근무복장 단정하게 입기 등의 조직문화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종원 LG생활건강 홍보부문장은 “최고 실적에 도취돼 조직문화의 품격이 흐트러져선 안 된다는 것이 차 부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화장품부문의 고성장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