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창립회원국 협정문 서명] 한국, 부총재 자리도 노린다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지분 3.81%(투표권 3.50%)를 배정받았다. 전체 57개 AIIB 창립회원국 가운데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은 5위다. 한국은 5대 주주 지위에 걸맞게 AIIB 영구이사는 물론이고 부총재 자리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부총재는 총회에서 뽑는 총재와 달리 공개·투명·능력주의에 기초해 이사회에서 임명한다. 5년 임기인 총재 자리에는 진리췬 전 중국 재정부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부총재는 총재를 선출한 이후 결정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AIIB 부총재를 몇 명으로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한국인 부총재가 선임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중국에 전달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IIB 이사 자리는 무리 없이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모든 투자의 결정 권한을 가진 AIIB 이사회는 역내 9명, 역외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 자리를 얻으려면 투표권 4.5%를 보유해야 한다. 인도 러시아를 제외하면 단독으로 이사 자리를 얻을 수 없다. 한국은 투표권 3.5%를 보유한 만큼 1% 안팎을 가진 국가들과 손잡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에 이사직을 위임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영구적으로 AIIB 이사 자리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호주와 손잡고 이사직을 번갈아 맡고 있지만 AIIB에선 지속적으로 이사직을 수행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AIIB를 통한 대북 인프라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IB 내에서 4분의 3 이상의 의결을 받으면 회원국이 아닌 나라에 대한 지원도 가능하다”며 “여러 여건이 충족되면 AIIB를 통한 북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 조건이나 환경이 충족됐을 때 가능하다는 얘기”라며 “지금 상황에서 미리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