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SK C&C 합병…8월 통합SK(주) 출범…바이오·LNG·반도체모듈 '3대 동력' 육성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SK C&C 간 합병이 확정됐다. SK와 SK C&C는 26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SK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1분기 말 기준 지분율 7.1%)은 예정대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이의 제기는 하지 않았다. 오는 8월1일 출범하는 통합 SK는 바이오·제약,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모듈·소재 등 3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113조원 수준인 매출(2014년 말 기준)을 2020년까지 200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옥상옥(屋上屋) 구조’ 해소

SK(주)+SK C&C 합병…8월 통합SK(주) 출범…바이오·LNG·반도체모듈 '3대 동력' 육성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다. 하지만 SK C&C 지분은 32.9%를 갖고 있다. SK C&C는 SK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SK C&C→SK→자회사’로 이어지는 게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다. 그러다 보니 ‘옥상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 회장→SK→자회사’로 이어지는 단순한 형태로 탈바꿈하게 됐다. 최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만우 SK그룹 부사장은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시나리오의 중심에는 SK 자회사와 손자회사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K가 SK텔레콤을 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를 거느린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에서 가장 많은 5조10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SK그룹 측은 이 같은 시나리오의 실행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SK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고비를 넘긴 끝에 이제 막 SK와 SK C&C 합병을 확정지은 만큼 추가 지배구조 개편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3대 신성장동력 육성

통합 SK는 조대식 SK 사장(55)과 박정호 SK C&C 사장(52)이 각자대표를 맡아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한지붕 두가족’ 체제로 운영된다. 사옥도 SK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SK C&C는 경기 분당 사옥을 그대로 쓴다.

통합 SK는 바이오·제약, LNG, 반도체 모듈·소재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제약사업의 경우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생산, 마케팅 역량을 2018년까지 대폭 확충한다. 이후 기업공개(IPO)와 신약개발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NG 사업은 통합 후 SK의 100% 자회사가 되는 SK E&S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LNG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연간 500만t 규모의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2020년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SK C&C의 100% 자회사인 에센코어가 하고 있는 반도체 모듈(칩의 묶음) 사업은 지난해 2683억원이던 매출을 2018년까지 1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의 반도체 모듈 사업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2018년까지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