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비 줄어 수수료·금리·서비스 차별화 기대
금융위 "저신용자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계기 될 것"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점포 방문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PC나 스마트폰으로 계좌개설부터 입출금까지 은행 업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은행에선 계좌 개설 때만 방문할 뿐 일상적인 거래는 인터넷 환경에서 이뤄진다.

나아가 정부가 22년 만에 비대면 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조치도 일반은행에 적용되므로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차별화 요인으로 꼽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실익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차별성은 영업점포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의 영업점은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7천433개나 된다.

은행에 따라 1천 개 안팎이나 되는 점포를 운영하려면 관련 비용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런 비용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다.

이 때문에 줄어든 비용 부담이 차별화된 서비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은행과 비교하면 여·수신 금리 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수수료 조정 여력도 커질 수 있다.

정부도 이런 차별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기존 은행과 같은 수익모델은 실패했다"며 "모기업과의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곳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례로 프랑스의 Hello Bank는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모바일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전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 모바일 전용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의 지분뱅크는 일본의 2위 이동통신사와 최대 은행이 합작해 모바일 전용 통장으로 은행업무를 돕고 은행계좌번호 없이 휴대전화번호로 송금하는 서비스로 성공했다.

미국의 찰스 슈왑 은행은 개인 투자성향에 따라 자동화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특화해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일본의 라쿠텐은행은 온라인쇼핑몰 등 계열사 구매의 지급결제 업무 쪽으로 특화해 송금수수료를 무료화했다고 금융위는 소개했다.

정부는 저신용자 대상의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에 인터넷은행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용 절감에 따른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텐센트를 모기업으로 하는 WeBank가 그런 사례다.

WeBank는 고객의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게임활동 내역, 서비스별 고객 로그온 시간 등 SNS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무정보에 의존한 신용평가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계층에도 돈을 빌려준다.

도 국장은 "새로운 경쟁자와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출현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고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선 노력을 이끄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