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일 대우인터 사장, 자진 사퇴로 가닥…포스코 '미얀마 가스전' 갈등 봉합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둘러싸고 불거진 포스코와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과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포스코는 전 사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전 사장은 조만간 입장표명을 하는 방법으로 거취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양새를 갖춘 뒤 전 사장이 자진 사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포스코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미얀마 가스전 분할 또는 매각과 관련해 그룹 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계열사와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 사장에 대해 해임 절차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9일 미얀마 가스전을 당장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매각 추진의 오해는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전병일 대우인터 사장, 자진 사퇴로 가닥…포스코 '미얀마 가스전' 갈등 봉합
권 회장은 앞서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 과정에서 불거진 그룹과 대우인터내셔널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최측근이던 조청명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또 그룹 구조조정 문제를 공개 비판하는 등 혼란을 야기한 것에 책임을 물어 전 사장의 해임 또는 사퇴를 추진해왔다.

포스코의 이날 입장 변화는 전 사장과의 교감 끝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인터내셔널 고위 관계자는 “전 사장이 쫓기듯 물러나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취하면서 미얀마 가스전과 대우인터내셔널 후배들을 지키는 동시에 갈등을 봉합하는 그림을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포스코는 이날 “회사 대외비 문서가 외부로 유출돼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기업가치 하락과 이미지 훼손을 초래한 점에 대해선 조만간 당사자의 적절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날 조 실장과 전 사장이 갈등을 일으킨 것처럼 보도되도록 한 책임을 물어 홍보담당 임원인 한성희 PR실장(상무)을 교체하기로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