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다음달 5일 신청 마감을 앞둔 서울시 전기자동차(EV) 민간보급 사업이 더딘 걸음을 보이고 있다.

27일 서울시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시가 지난달 6일부터 전기차 구매 신청을 받은 결과, 보조금 지원 차량 510대 가운데 전체 절반 수준인 250여대에 그치고 있다.

올해 환경부가 보조금(1500만원)을 주는 전기차 물량은 3000대. 이중 제주도가 1500여대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서울이다. 시는 보조금 대상 차량 510대 중 일반인 330대, 영리기업 120대, 국가유공자·장애인·다자녀 가구 50대, 비영리법인 10대 등으로 배정했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자동차. 사진 위부터 아래 방향으로 기아차 쏘울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국내 판매 중인 전기자동차. 사진 위부터 아래 방향으로 기아차 쏘울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시는 다음주 전기차 구매 신청 마지막 날까지 남은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할 경우 접수 마감일을 연장하기로 했다. 6월 말 발표 예정이던 보급 대상자 선정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매 신청률이 낮아 상황을 봐서 2~3주 정도 마감 날짜를 늦출 예정"이라면서 "보조금 혜택이 적어서인지 일반인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민이 전기차 공모에 당첨되면 1650만원(환경부 1500만원·시 150만원)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 22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주도민에 비해 구매 혜택이 적다.

이러한 이유로 각 업체들은 전기차 특별 혜택 조건을 내걸고 소비자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전기차 공모 사업에는 기아차 '쏘울EV', 르노삼성차 'SM3 Z.E.', 한국GM '스파크EV', BMW 'i3', 기아차 '레이EV'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0년 1월1일 이전에 등록한 노후차량 보유자나 자사 차량의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에 각각 100만원씩 총 200만원을 깎아준다. 기아차는 쏘울EV를 현금 구매하거나 일반할부(4.9%)를 이용하면 100만원을 할인해준다.

수입사인 BMW코리아는 전기차 i3에 대해 가장 파격적인 구매 혜택을 내놨다. 3년 후 중고차 가격을 신차 값의 52%까지 돌려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사업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전기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지금 전기차를 구매해서 타다가 3년 후에 (주행거리 연장형 등) 새로운 모델로 갈아타는 것도 구매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도 중고차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