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권오준·신동빈·박용만 회장 등 잇따라 면담…투자 확대 논의

19일 남대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는 방한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면담하기 위한 주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근 인도 정부가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자동차, 전자, 신재생, 발전, 화학 등 25개 핵심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고 1억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장 먼저 오전 10시 40분께 도착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공장 추가 건설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 제3공장 건설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자동차 41만여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6.2%로 2위 자리를 지켰으며 현재 연간 6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정 회장에 이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과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났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대표인 신종균 사장과 네트워크사업부장인 김영기 사장도 회동 대열에 합류했다.

신 사장은 면담 직후 "삼성이 인도에 1995년에 진출한 뒤 단말기를 팔고 있고 네트워크도 깔고 있다"면서 "인도와 삼성이 잘 협력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모디 총리를 만나고 나온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인도 내 사업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인도에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면서 "포스코는 하공정 관련 서쪽사업에 치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는 연산 180만톤(t) 규모의 마하라슈트라 냉연공장 외에 인도 서부지역에 3개의 가공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 지역에 다른 산업들이 함께 진출하면 마하라슈트라 냉연공장의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냉연공장의 소재 조달과 관련해서는 인도산을 적극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모디 총리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포스코가 인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된 오디샤 주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 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광산채굴권 허가와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10년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점심 직전 모디 총리와 만나 현지 사업 현황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는 현재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모디 총리가 인도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지사 설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철도나 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해달라고 제안해 왔다"면서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싱가포르 지사에서 인도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데 10억명이 넘는 인구가 있는 만큼 인도에 지사를 설치해 달라고 진지하게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CEO 포럼에 앞서 모디 총리를 15분 가량 접견하고 두산그룹의 인도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미니어처 전차와 중장비를 선물했다.

두산중공업은 인도에서 발전사업을 하고 있으며 두산인프라코어도 인도에 진출해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김윤구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