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부 장관 "한국, TPP 협상 타결 전 참여 안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과 일본 등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 “(TPP 참여국 간)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한국의 참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통상 주무부처 장관이 한국의 TPP 참여 시기와 관련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TPP 협상 타결 전에) 한국이 들어가는 건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하게 된 이유로 “지난 정부에서 뭔가 액션을 취했더라면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것 없이 현 정부로 넘어왔다”며 “한·중 FTA를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3개국 및 베트남과의 FTA, 쌀 관세화 등 밀린 통상 이슈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처리하기엔 인적 자원이 부족했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상직 "TPP 참여시기 中 눈치보느라 늦춘 것 아니다"

윤상직 장관(사진)은 중국이 주도하는 또 다른 다자간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놓고 저울질을 하느라 TPP 참여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선 ‘근거 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그는 “2013년 TPP에 관심을 표명할 때도 중국이 한국의 TPP에 대해 뭐라 할 입장이 안 됐고, 관심을 표명하면 알려달라는 정도였다”며 “TPP 때문에 중국 눈치를 본 건 아니고, 미국도 한국과는 FTA를 체결한 상태였기 때문에 미체결국인 일본을 우선순위에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장관은 지난 14일 미국 상원에서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법안이 다시 발의된 것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TPA가 통과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미국 행정부도 다음달 말, 늦어도 7월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오는 24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일본의 통상 장관과 면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서로 의제 조율도 안 됐고, 확정되지도 않았다”며 “못 만날 이유도 없고 만나는 것 자체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만나더라도 한·일 FTA는 거론하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윤 장관은 다음달 내놓을 수출 감소 대책과 관련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관계 부처로부터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한다”며 “최근 엔저(엔화 가치 약세) 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많이 넘어갔는데 그런 구조적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