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상품을 고를 때 기준이 되는 요소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다. 같은 수익이면 낮은 위험을, 같은 위험이면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절대 목표일 것이다. 증권사나 운용사에서 상품을 다루는 임직원들의 최대 관심사도 같다.

연 1%대 초저금리 시대다.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투자의 눈이 해외로 돌아가는 이유다. 우리보다 먼저 초저금리 시대를 경험한 이웃 일본도 ‘와타나베 부인’이란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해외 투자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제 글로벌 투자는 필수가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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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펀드를 고르느냐가 성패 좌우

안정성을 감안하면 해외채권 투자가 좋은 투자 대안 중 하나다. 다만 채권투자는 고려해야 할 게 많다. 선진국 채권금리의 경우 국내보다도 낮다.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신흥국은 국가 신용리스크와 환율 위험 때문에 안정성을 보장하긴 어렵다. 따라서 국내 시장보다 유망한 지역과 투자 섹터를 선별해 운용능력이 뛰어난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

연초 이후 펀드 시장은 양극화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속적인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공모 펀드에서 6조9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로는 2조8000억원가량이 들어왔다.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유럽 펀드와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띈다. 유럽 펀드는 유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 안정과 주가 상승이 촉매제가 됐다. 중국의 경우 신흥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이 주목을 받았다.

해외 펀드는 지역적으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펀드 시장에는 공모펀드 기준으로 2700여개의 다양한 해외 주식형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펀드 가운데 어떤 펀드를 고르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

해외 시장 흐름을 보는 눈 필요

펀드를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자금의 성격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특히 해외 펀드를 고를 땐 더욱 그렇다.

투자기간을 어느 정도까지 가져갈 것인지, 손실은 어느 정도 감내할 것인지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자금의 성격과 투자 성향 등에 따라 안정적인 선진국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고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해외 투자의 경우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단기 자금이나 빚으로 투자해선 안 된다.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세계 경제 상황으로 본의 아니게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해외 시장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눈이다. 해외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므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은 아니더라도 뉴스나 신문기사 등을 통해 관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어느 정도는 시장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각종 판매 채널에서 제안하는 상품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투자하고 난 뒤에도 자신의 펀드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해외 투자일수록 ‘묻지마 투자’가 더욱 위험하다는 것은 다른 나라 사례나 과거 우리 시장에서도 경험적으로 볼 수 있는 사실이다.

배당소득세 부담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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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펀드를 고르는 단계로 들어가 보자. 상식적으로 얘기하는 펀드 선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3년 정도의 운용경력 및 수익률(수익률 순위가 상위 30%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는 성과가 검증된 펀드) △설정액 100억원 이상 규모를 유지하는 펀드 △여러 판매 채널에서 많이 추천되는 펀드 △운용구조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펀드 △운용역이 자주 바뀌지 않는 운용사나 펀드 △대표 펀드 등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펀드 선정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다. 다만 이 기준은 절대적인 게 아니다. 과거 비슷한 펀드를 운용했거나 재간접 펀드인 경우 실질적인 운용 및 관리 능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해외 펀드투자의 특성상 따져 봐야 할 몇 가지 포인트가 더 있다. 첫째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대처할 줄 아는 운용사인지 여부다. 실제로 일부 신흥국 투자는 회계 투명성 등의 문제로 외부에서는 현황 파악과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손실이 커진 해외 펀드 사례도 있다.

따라서 현지 운용사의 조언을 받거나 현지에 위탁운용하거나 계열 현지법인 등에서 직접 운용하는 펀드가 유리하다. 재간접 펀드는 현지 전문 운용사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이점이 있지만 운용비용이 늘어나는 등 전체 비용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환율 변동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을 선택할 수 있는 펀드라면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현지 통화에 대해 헤지가 안되는 펀드도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고자 한다면 환헤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 물론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다. 대개 달러를 매개로 이중 환율이 적용되므로 달러에 대한 원화와 해당 화폐의 상대적 환율 변화를 고려해 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펀드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세금도 따져봐야 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에 대해선 전액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배당소득은 전액 금융소득 종합과세 과표에 포함된다. 펀드에서 생기는 수익 외에 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게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부담된다면 해외 주식형 펀드를 연금 저축 계좌로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초저금리 시대에 반드시 고민해야 할 투자 수단이다. 2007년에 덜컥 투자했다가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중국 펀드의 아픈 기억. 작년 하반기부터의 성과(중국 펀드 지난 1년 수익률 평균 55.54%)로 단기간에 회복한 경험도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잘 선별하면 또 다른 성공 투자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길 < 유진투자증권 금융상품실장 jklee7@eugene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