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 기자/장세희 기자 ]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변화’를 선언했다. 100개가 넘던 매장 수는 감량에 들어갔고 20년간 한결같던 분위기에도 손질을 가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찾아온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변화’ 선택한 아웃백스테이크…제2의 전성기 올까
6일 아웃백스테이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영업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매장은 77개다. 2012년 108개로 정점을 찍은 뒤 31개가 줄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사이에만 34개 매장을 정리했다.

사실 아웃백스테이크의 성장세가 멈춘 것은 한참 전부터다.

아웃백스테이크는 2003년 33개 매장에서 2006년 88개로 매년 20개 가까이 매장을 늘리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7년 10개, 2008년 3개로 성장세가 꺾이더니 그 후 성장이 완전히 멈춰 지난해까지 연 평균 1개 매장을 늘리는 데 그쳤다.

아웃백스테이크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베니건스는 8개 매장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TGI프라이데이도 매장이 차츰 줄고 있다. 토니로마스, 마르쉐, 씨즐러 등은 아예 간판을 내렸다.

그야말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이다.

그 틈을 타 빕스, 애슐리 등 뷔페 스타일을 접목한 2세대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등장했고 스테이크의 대중화와 함께 스테이크만을 취급하는 전문점들도 생겨났다. 메뉴의 다양성에서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에 밀리고 맛에서는 전문점들에 치이며 포지션이 애매해진 것이다.

업계 전체의 위기 속에서 아웃백스테이크가 선택한 해결책은 ‘변화’다. 아웃백스테이크는 그동안 한국 맞춤형 전략이 부재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열린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30개가 넘는 매장을 단숨에 줄였지만 이것이 사업의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아웃백스테이크 측의 주장이다. 오히려 수익이 나는 곳 위주로 매장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97년 한국 진출을 기념해 97년 최고의 히트작 ‘비트’의 주인공인 정우성과 고소영을 모델로 새로운 CF도 내놨다. 외식업계에서 보기 드문 2분 30초짜리 버전도 만들어 온라인에서 공개했다.
(좌)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김포현대점, (우)블랙라벨 스테이크
(좌)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김포현대점, (우)블랙라벨 스테이크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아웃백스테이크 측의 주장이다. 조 대표는 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투자에 무리가 없을 만큼 이익도 내고 있다고 밝혔다. 모회사인 블루밍 브랜즈도 매년 15~16%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매장 수가 줄긴 했지만 한국 시장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아웃백 매장(2014년말 기준 222개)의 35%가 우리나라에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이유로 국내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매장을 줄이면서 매각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매각은 절대 없다는 것이 아웃백스테이크 측의 입장이다.

블루밍 브랜즈의 해외 총괄을 맡고 있는 패트릭 머사 사장은 “한국 매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매각설이 돌고 있지만 매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신메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역별로 상권을 분석해 다른 메뉴들을 내놓아 저가 메뉴부터 고가 메뉴까지 모두 커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블랙 라벨 스테이크 역시 한국 로컬팀이 개발해 전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서비스되는 메뉴다. 반응이 좋으면 해외 매장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포 매장에서는 아웃백 매장 중 전 세계 최초로 오픈 키친을 선보였다. 이후 신규 매장과 리모델링 매장들에 오픈 키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인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대표는 “올해 6월 말까지 5개 매장이 새롭게 오픈하고 기존 매장들도 리모델링할 것”이라며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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