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비서관과 해외 유명 호텔 요리사 등 다양한 경력의 젊은이들이 전통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면서 10~30대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다시 찾아 시장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전주남부시장 '전국 명소'로 만든 청년 상인들
전주남부시장에 2012년 5월 문을 연 ‘청년몰’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빈티지 의류, 멕시코 요리, 칵테일바 등 기존 전통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33개 점포가 자리잡고 있으며 점주는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다. 멕시코 요리점 ‘까사델타코’ 김형철 사장(34)은 미국 텍사스주 하얏트호텔 요리사 출신이다. 수제 액세서리점 ‘바이제이’의 조민선 사장(30)은 서울에서 의상 디자이너로 일하다 ‘내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을 좇아 고향으로 내려왔다.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출신인 강명지 사장(30)은 청년몰에서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칵테일 바 ‘차가운 새벽’을 운영 중이다.

다양하고 산뜻한 점포가 모여있는 덕에 청년몰은 10~30대 젊은이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됐다. 시장 전체 매출도 평균 20% 이상 늘었다.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화풍물시장 2층 ‘청풍상회’는 다섯 명의 청년이 꾸려가고 있다. 피자 장사로 출발한 2013년 말 한 달 매출은 3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0만원으로 30배 넘게 뛰었다. 서울 구로시장에선 10명의 젊은이가 ‘영프라자’라는 이름의 네 개 점포를 운영하며 연초부터 창업실험에 나섰다.

이상훈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국장은 “청년 상인들 덕에 젊은 소비자가 다시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며 “청년 상인들의 전통시장 창업은 청년 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