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은 엔저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7%. 연말까지 12% 이상만 성장하면 15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지금 추세라면 전혀 무리가 아니다. 만약 30% 증가하면 1700만명 돌파도 꿈은 아니다.

엔저 현상은 일본 관광산업 성장의 일등 공신이다.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엔화가치는 지금까지 40%가량 하락했다. 비용 부담이 줄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왔다.

2012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836만명이었으나 2013년 1036만명, 지난해 1341만명을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지 엔저에만 기댄 결과는 아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방일 외국인 여행객 2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관광객 유치 태세를 꾸준히 갖춰왔다. 지난해 10월부터 가전, 의류, 장식품 등에 한정되던 소비세 면제 대상을 식품·음료류 등 소모품으로도 확대해 쇼핑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비자 완화 정책도 적극 실시했다. 2013년 7월부터 말레이시아, 태국 국민이 관광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단기 체류할 경우 비자를 면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3개국에 대한 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하고 복수비자의 유효 기간을 3년 또는 5년으로 연장했다. 12월부터는 전자여권을 지닌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비자가 면제됐다.

임용묵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일본 관광시장이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추월할 줄은 몰랐다”며 “관광객 숫자에만 집착하면 질적 저하 등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우리만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