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상하이모터쇼 아우디 전시장 부스. 루퍼트 슈타들러 최고경영자(CEO)가 나와서 PHEV 차량인 'Q7 e-트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
20일 상하이모터쇼 아우디 전시장 부스. 루퍼트 슈타들러 최고경영자(CEO)가 나와서 PHEV 차량인 'Q7 e-트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
[ 김정훈 기자 / 김근희 기자 ] 20일 중국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막이 오른 올해 상하이모터쇼가 프레스데이 첫 날부터 1만명이 몰려든 취재 열기로 북새통을 이뤘다. 2000여개 완성차 및 부품 업체가 부스를 마련했고 출품 차량은 1300여대가 넘었다.

상하이(SAIC)기차, 베이징(BAIC)기차, FAW(중국제일기차)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모여있는 1~4전시관부터 BMW, 벤츠, 폭스바겐, 현대차 등 해외 브랜드가 자리한 5~8전시관까지 전시 규모는 자그마치 서울모터쇼가 열린 킨텍스의 4배에 달했다. 기아차(7관)와 쌍용차(8관)는 전시관 2층에 부스를 배정받을 정도로 수많은 업체들이 참가했다.

모터쇼 풍경은 판매를 늘리며 기세를 올리는 중국 토종 업체와 점유율 방어에 나선 해외 브랜드(중국 합작사) 간 경쟁으로 요약된다.

장안기차, 장성기차, 길리기차 등 토종 업체들은 전시장 면적을 키우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판매 호조세를 과시했다. 중국 자동차 1위 로컬 업체인 장성기차는 SUV 전문 하발(HAVAL) 브랜드의 H2, H6 쿠페 등 다양한 차종을 선보였고 합작사 톱 메이커인 상하이차는 쌍용차 티볼리 크기의 'MG3' 등을 내놨다.

중국은 최근 경기 둔화로 토종 업체들이 판매하는 '저가형' SUV 차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현지 업계 분석이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올 1분기 중국 자동차 시장은 소폭 성장했다"면서도 "토종 업체들은 전년보다 20% 이상 성장한 반면 해외 브랜드 합작사들은 2% 성장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자동차 소형 SUV MG3(사진 왼쪽)와 폭스바겐 C 쿠페 GTE.
상하이자동차 소형 SUV MG3(사진 왼쪽)와 폭스바겐 C 쿠페 GTE.
중국 토종 업체인 장성자동차의 SUV 전문 브랜드 '하발 H2'.
중국 토종 업체인 장성자동차의 SUV 전문 브랜드 '하발 H2'.
중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 차 업체들은 토종 공세에 맞서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친환경 차량을 대거 출품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C 쿠페 GTE'와 '신형 시로코 GTS'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C 쿠페 GTE는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할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도어 콘셉트카로 제작됐다. 긴 차체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전장 길이만 5m가 넘는다.

아우디는 외부 충전식 하이브리드 차량인 '뉴 아우디 Q7 e트론 콰트로', 'A6 롱바디 e-트론' 등을 처음 공개했다. BMW 역시 'X5 x드라이브40e' PHEV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상하이모터쇼를 찾았다. 슈타들러 아우디 CEO는 "아우디는 차세대 친환경차로 중국 시장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 닛산 회장은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늘려 전기차 구매를 독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5관에 전시장을 마련한 현대차는 SUV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올뉴 투싼 중국형 콘셉트를 소개했다. 디자인 작업을 지휘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 디자인은 갈수록 단단해지고 견고해지고 있다"며 "디자인 영감은 소비자들 니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상하이=김정훈/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