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논란 속에…커피전문점 작년 999곳 급증
IFC몰에서 여의도역 쪽으로 가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로 2길’ 250m 구간에는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스타벅스, 파스쿠찌 등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밀집해 있다. 이처럼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자리 잡고 있는 탓에 커피전문점 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10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은 지난 한 해 1000개가량 새로 생겼다. 창업 아이템으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파스쿠찌 카페드롭탑 커피빈 등 10대(매장 수 기준) 커피전문점은 지난 한 해 매장을 999개 늘렸다.

이디야의 출점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376곳을 열어 매장 수 1200개를 넘어섰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436개에서 600개로 매장이 늘었다. 두 번째로 많은 증가다. 스타벅스 121곳, 엔제리너스 82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지방 출점과 고급화가 요즘 커피 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경기도만 둘러봐도 매장을 열 곳이 많다”며 “지방 상권을 공략해 올해는 400개 이상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영남권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화선 CJ푸드빌 부장은 “대구 부산 등 지방 대도시 건물 소유자들이 1층에 입점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영남지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가맹점 교육기관인 CJ푸드빌 아카데미를 지난 10일 부산 부전동에 열었다. 이 부장은 “서울을 방문하는 가맹점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라며 “연말까지 대전·충청에도 교육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할리스커피와 스타벅스는 원두 품질을 높인 고급 매장을 늘리고 있다. 할리스 커피클럽, 스타벅스 리저브 등 고급화 매장에서는 세계 유명 산지에서 재배한 ‘스페셜티 커피’를 판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고급화 매장은 기존 매장과의 차별화가 가능해 매장을 늘리기 쉽다”고 말했다. 아메리카노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커피 애호가들의 수요가 만만찮다는 설명이다.

포화 논란에도 당분간 커피전문점 출점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비자의 커피전문점 방문이 여전히 늘고 있어서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아직 선진국보다 적은 데다 트렌드를 주도할 만한 아이템이 없는 상황이어서 예비 창업자들이 커피전문점을 선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페베네의 빙수, 카페 마마스의 청포도 주스처럼 커피 외의 핵심 메뉴를 가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