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들의 부도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부채 상환과 관련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고 자원 수출국인 브라질 등은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15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그리스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2,735.72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24.89bp)보다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금융위기 발생 직후(2008년 10월)의 CDS 프리미엄(135.00)과 비교해도 20배가 넘는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 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지난해 말부터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은 상승 흐름을 탔다.

최근에는 그리스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Grexit)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정부가 예정된 상환일에 부채를 다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터키 CDS 프리미엄은 각각 247.88bp, 215.39bp로 올해 들어 49.73bp, 34.11bp 상승했다.

FT는 "브라질과 터키 등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약세로 구조적 어려움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브라질은 기업 투자 감소, 정치인과 기업의 비리 스캔들 등의 악재로 경기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러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348.40bp로 지난해 말(476.58bp)보다는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오름세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정크) 등급'인 'Ba1'로 강등했다.

신흥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이뤄지면 신흥시장의 자본 이탈 등으로 추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가 요동칠 수 있다"며 "특히 과대평가된 시장과 신흥국의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도연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