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 정책들의 실제효과를 분석한 2014년 고용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고용부는 평가대상 23개 정책과제 중 정부 예산이 직접 투입된 창조경제 분야 3건, 별도 예산이 없는 규제분야 3건 등 일자리 창출효과 상위 6대 과제도 발표했다. 이번 고용영향평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도 기업들의 고용 애로사항을 없애고 고용창출 유인을 제공하면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는 상위 6대 과제에서도 금방 드러난다. 창조경제 분야 1위로 약 105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융·복합사업의 고용효과는 예산 10억원당 35명으로 분석됐다. 2위 환경부의 환경기술 R&D 투자사업(6797억원 투입)과 3위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상용화 기술 지원사업(815억원 투입)은 10억원당 각각 28명, 25명이었다. 그러나 별도 예산이 없는 규제개선의 고용효과는 고용부의 장시간 근로개선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14만~15만명, 국토부의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1만3323~2만3786명,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 첨단산업단지 필지면적 규제완화 4854명 등으로 나타났다. 한눈에 봐도 규제개선 쪽이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크다.

더구나 정부 예산을 투입해 벌이는 사업의 경우 그로 인해 사라질 수도 있는 민간 일자리, 예컨대 구축효과 등이 잘 계상되지 않을 수 있고, 정부 예산 지원이 끝나면 일자리가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국토부 공간정보 융·복합사업은 참여업체와 미참여업체 간 고용효과가 달랐고, 환경부 환경기술 R&D 투자사업도 수혜기업 대부분이 정부 지원이 끝나면 바로 인력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규제개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자리 창출까지 감안하면 그 효과가 더 클 수 있고, 지속가능성도 높다. 흔히 정부 재정사업이 승수효과가 있다지만 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실증분석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적극적인 규제개선을 통해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정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