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13일 “생산연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가계부채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도 일본형 장기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의 일본형 장기 부진 가능성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서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생산연령(15~64세) 인구의 감소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2016~2017년부터 한국의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총인구는 2030년부터 줄어든다. 최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등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후반에 2%대, 2020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와 기업 부채도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부채를 조정하는 과정과 인구 감소 현상이 맞물리면 내수가 침체될 수밖에 없고, 이는 디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1990년대 일본처럼 급격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일본처럼 ‘자산 거품’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재정 구조가 비교적 양호한 데다 생산성 증가율도 더 높기 때문이다.

그는 “장기 불황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가계 소득 창출을 지원하는 등 가계 부채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