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달러당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달러에 대한 원화값이 오른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36개월째 이어진 데다 최근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서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원90전 내린 달러당 1095원5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을 밑돈 것은 지난 3월4일(종가 1097원70전)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값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2월 경상수지가 6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45억4000만달러)보다 41.9% 증가했다.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으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몰리면서 원화값이 상승 압력을 받는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36개월 연속이다.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기록도 깨질 가능성이 높다. ‘3저(저금리·저달러·저유가) 호황’이었던 1980년대 후반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2월 상품수지에서 수출은 406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오히려 15.4% 줄었다. 수입 역시 21.9% 급감했다. 한은은 최근 유가가 급락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수출입 금액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하던 달러 가치도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전날 미국 고용조사기관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2월 민간 고용 증가는 18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고용 부진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므로 달러 약세로 연결된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