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2014년 연봉 공개] 신종균 145억, 2년째 '연봉킹'…시총 2.6배 불린 서경배 133% ↑
상장회사 등기임원 중 5억원 이상을 받는 고액연봉자 명단이 31일 공개됐다.

주요 제조업체 전문경영인 부문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봉킹’을 차지했다. 오너 부문에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눈부신 경영 실적에 힘입어 133%의 연봉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상철 9위… 최양하 13위

전문경영인 부문(금융회사 제외)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들이 1위부터 4위를 휩쓸었다. 신종균 사장이 145억7200만원의 연봉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급여 17억2800만원과 상여 37억3200만원에 ‘특별수당’ 성격의 기타 근로소득 91억13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혁신적인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설명이다.

2위는 DS(부품)부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3억8800만원이었고, CE(소비자가전)부문 윤부근 사장은 54억9500만원을 받았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8억6400만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선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28억원의 급여를 받아 5위를 차지했다. LG그룹에선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연봉 21억원)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15억원)이 꼽혔다. 중견그룹에선 실적 향상을 견인한 최양하 한샘 회장(13위)이 상여금 4200만원을 포함해 총 17억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고액연봉자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기급여보다 상여금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상위 20여명의 평균 연봉은 32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여금은 평균 19억8700만원으로 총급여의 62%를 차지했다.
[등기임원 2014년 연봉 공개] 신종균 145억, 2년째 '연봉킹'…시총 2.6배 불린 서경배 133% ↑
○총수 연봉 큰 변화 없어

오너 부문에선 전년(1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4억3500만원을 받은 서경배 회장이 단연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1년 전의 2.6배로 불어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연봉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에서 4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와 한화케미칼에서 35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26억원, 한진칼에서 16억원, 한진에서 10억원을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한 푼의 월급도 받지 않았다. 건강 문제 등으로 경영활동을 하지 못해 보수를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업들 보수 공개기준에 불만

올해부터 연봉 공시서식이 바뀌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상장사도 많았다. 개정된 공시서식에 연봉 산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한 것이 개별기업의 인사정책을 경쟁회사에 노출시켜 경영 판단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연봉 공시서식을 개정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 산정기준을 상세히 공시하도록 했다. 그동안 상장사들은 사업보고서에 보수 금액만 공개했다.

심은지/허란/이고운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