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 가면 들르는 곳이 있다. 새너제이의 실리콘밸리다.

삼성은 최근 연구와 인수합병(M&A) 역량을 실리콘밸리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는 17개 작은 연구소와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싱크탱크팀 집합체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가 맡는다.

실리콘밸리 기업들과의 교류 및 M&A 등 개방형 혁신을 주도하는 곳은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와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다.

SSIC는 부품부문 개방형 혁신을 맡고 있는 조직이다. 주요 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M&A를 담당한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손영권 사장은 인텔, 애질런트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업계에서 오래 일해 현지 인맥이 두텁다.

삼성의 한 M&A 담당자는 “삼성이 기업 인수를 늘리면서 손 사장이 실리콘밸리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유망 벤처기업 사장들이 손 사장을 만나려고 줄을 설 정도”라고 귀띔했다.

최근엔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M&A를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GIC는 완제품부문과 소프트웨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련 분야 벤처기업을 발굴하기도 한다.

수장인 데이비드 은 수석 부사장은 아메리카온라인(AOL), 구글 등에서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했다. 은 부사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작은 스타트업과도 협업하고 있다”며 “작은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 하드웨어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고 이를 통해 삼성의 기기를 서로 연결하는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