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신용카드 연계 자동차금융(카드복합할부) 상품의 수수료율을 두고 대립 중인 삼성카드가 우회 전략 마련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수료율에 대한 합의가 어렵다고 보고 새로운 상품구조를 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캐피털사업 재개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캐피털업을 시작하면 회사 내부 카드사업부문과 연계해 자체 복합할부를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RCI파이낸셜(르노캐피탈)에 사업을 양도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손을 뗀 지 6년 만에 캐피털사업 재개를 대안으로 들고나온 것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는 신한카드와 카드복합할부 취급 중단에 합의하면서 신한카드의 자체 복합할부는 허용했다. 작년 말 기준 신한카드의 월평균 카드복합할부 취급액 900억원 중 600억원은 자체 복합할부였다.

카드사들은 신용공여 기간을 하루에서 한 달로 늘린 ‘신(新) 카드복합할부 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7곳의 캐피털회사와 신상품 취급을 위한 전산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일부 캐피털사들과 신용공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분담 비율 합의만 남겨두고 있다. 단 현대차가 신상품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이 같은 상황 전개에 캐피털업계는 울상이다. 카드복합할부가 사실상 폐지 수순으로 가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것에도 불만이 크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카드사는 제 살길을 찾아 나섰다”며 “이대로 가면 중소캐피털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