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딱딱한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구글이나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에 강한 기업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반면 삼성의 조직문화는 위계적이고 관료적이어서 소프트웨어 기업에 걸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 내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좋은 의견을 내도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을 때도 있다” “아직 조직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심심찮게 들리는 이유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퇴직한 디자이너 케빈 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근무 시절, 경쟁사들을 망하게 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시제품이 많았지만 정작 출시 제품 중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기업 문화와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딱딱한 기업문화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막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사회평론가 복거일 씨도 지난해 9월 삼성 사장단 대상 강연에서 관료주의를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했다. 관료주의를 막기 위해선 과감하게 조직을 자르고 쪼개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런 지적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면서 해결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관료주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경영진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