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에도 도움될 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낮추면서 자동차 판매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체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에 이미 할부금리를 앞다퉈 내려왔다.

할부금리가 낮아지면 연간 납부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싼 값에 차를 살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번 달부터 전 차종의 할부 기준금리를 평균 1% 포인트 낮췄다.

원리금 균등납부 방식으로 현대차를 살 경우 선수금 15% 이상을 내면 기존의 연 5.9%(12·24·36개월)인 금리는 4.9%로 낮아진다.

엑센트를 사면 약 18만원, 그랜저와 싼타페는 약 34만원, 에쿠스는 85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아차도 올해 1월 전 차종의 할부금리를 평균 1% 포인트씩 인하해 모닝은 약 15만원, K3는 약 23만원, K5ㆍ스포티지는 31만원의 사실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GM도 쉐보레 스파크를 이달 중 사면 할부 원금의 1%에 해당하는 이자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또 BMW 계열 미니(MINI)도 이달 중 BMW 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차를 사면 무이자 할부를 적용하는 등 국산 및 수입차업체 가릴 것없이 저리 할부 행사를 진행 중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자동차업계의 조달금리도 낮아지기 때문에 할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직간접적으로 고객의 부담이 줄게 돼 자동차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달부터 선제적으로 할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저금리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기준금리 인하가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전년보다 0.9% 감소한 306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와 자동차 판매량 증가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금리를 내리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이고, 자동차는 고가상품이어서 소비자들이 섣불리 구매를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과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시점부터 1년 동안 자동차 판매량과 상관 계수를 살펴본 결과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자동차 구매 여건은 개선되겠지만, 가계소득 정체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